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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구자업-실내공기질관리 [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장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2 15:47:55 | 조회수 : 261

<작은 밀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진주시 상대동에 살고 있는 70대 구자업입니다.

일흔 중반을 살면서 시련과 고비도 많았습니다.

30년간 중소기업인 식품공장에서 근무하면서 편안 할 날이 없었으며 제품을 만들면

그것이 아무탈없이 지나가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늘 빠듯한 봉급이지만 아내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자식 셋을 대학까지 공부시켰습니다.


애들 뒷바라지가 끝나고 이제 좀 편하려니 생각했는데, 아내는 암선고를 받고 20

전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아내의 몫, 빈자리까지 채우면서 지금껏 혼자 힘들게 버텨왔습니다.


정말 산다는 것이 녹녹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껏 혼자 생활하다보니 갑갑하고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3년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중 이웃의 친구가 서부 시니어 클럽

에서 일자리가 있을 수 있다고 추천을 해줘서 서류를 넣었는데, 2020820

교육을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코로나시국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3일간 교육을 받고 실내공기질관리 사업을 맡아 하대어린이집과 복지어린이집에 꽃

나무 관리하는 일을 21조로 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의문이 생기고 제가 개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생겼 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근로를 쉬기 때문에 관리하는 꽃나무들이 추위에 얼어서 고사한 일

이 많아 다음해 일하러 가면 고사하는 꽃나무는 서부 시니어 클럽에서 새로 구입하

여 교환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꽃나무가 고사하는지 생각해보니, 어린이집에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어

린이집에서 난방을 안 하기 때문에 꽃나무가 고사하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1년에는 하대어린이집이 리모델링을 한다고 다른 어린이집을 한 달간 빌려 이사

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꽃나무도 함께 이사를 했습니다.

고팀장이 차를 가지고 와서 둘이서 이사를 하고 전기선을 설치하는데 다른 분들은

잘 몰라서 제가 집에서 공구함과 전기선을 가지고 와서 설치하고 연결을 완성하였

습니다.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달 후에 다시 하대어린이집 리모델링이 끝나서 원래 자리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그때에도 공구함과 전기선을 가지고 와서 설치와 이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다행히 어린이집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고 고맙게 생각해줘서 저

또한 기뻤습니다.

나이가 들고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었는데, 나도 뭔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21조로 같이 근무하는 안여사와도 사이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기 때문에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되니 어찌나 즐겁고 기쁜지 하루하루가 즐겁고 근

무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하대어린이집에서 원장님이 아이들과 사진도 같이 찍어 주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아이들이 친손주같이 느껴지고 마음이 절로 갑니다.

어린이집 원장님으로부터 해마다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슬픈 소식을 듣고

원장님이 이웃에 아이들을 소개하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드니 나라의 앞날이 어찌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뭔가 정부차원에서 획기적인 육아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친구들을 설득하여 진주경상국립대학교 병원에 같이 가서 연명치료중단 서약서와

장기기증 서약서에 사인을 하여 신청을 같이 하였습니다.

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합니다.

202210월부터는 민들레 어린이집을 한군데 더 추가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민들레 어린이집 원장님도 반갑게 맞아 주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큰 딸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건강에 무리가 없는 한 현재의 행복한 활

동이 지속되면 삶의 큰 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