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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박미자-카페 Re_봄(능력개발원)[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격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3-01-03 14:44:15 | 조회수 : 154

Re- 삶의 활력소

진주 서부시니어 클럽 능력개발원 카페 리봄 박미자

 

세월이 유수와 같다느니, 화살과 같다느니, 총알과 같다느니 하지만 나에게는 세월이 눈깜빡할 사이에 흘러갔음을 실감합니다. 작년에 글을 써보라고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바리스타의 일이 이제 손에 익어서 그런지 시간도 부담이 없고 일도 즐거움이 있어 늘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올해는 능력개발원 카페 리봄에는 매니저가 없습니다. 간혹 다른 곳에서 일하는 매니저가 방문하여 일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매니저가 없으니 더욱 책임감이 생기고 일에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우리 클럽 11명의 시니어들은 다들 한 가족처럼 서로의 일을 걱정해 주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면서 정이 많이 두터워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1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보니 나도 내 고장 진주를 위해 무언가 일을 했다는 마음가짐과 아울러 나도 전문가가 된 것 같아서 자부심마저 듭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지낸 시절들이 지금은 오히려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가정에서 주부로만 있다가 출근하면서부터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손님들과 마주하면서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삶이 있음을 실감하였습니다. 어떤 손님은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마자 냉큼 받아서 무엇이 바쁜지 종종걸음으로 나가기도 하고, 어떤 손님은 여유 있는 자세로 커피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가기도 한답니다. 무지개 동산에 교육이나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손님이 엄청 많아서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그런 바쁜 일과가 지나고 나면 새삼 커피의 향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답니다. 따뜻한 카페라떼를 주문하시는 손님에게 예쁜 하트를 만들어 드릴 때면 대접받는 것 같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내가 만든 커피를 좋아하는 손님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한답니다. 한번은 손님 두 분이 따뜻한 카페라떼 네 잔을 주문하면서 라떼 위에 하트를 예쁘게 만들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손님이 주문한 대로 하였더니 두 잔은 그분들이 마시고 두 잔은 수고한 대가라고 하면서 일하는 우리에게 주던 일도 있었습니다. 작은 배려였지만 일하는 우리들은 참으로 기억에 남는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바리스타로 일하는 동안에 노동부에서 발급하는 내일로배움카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도 전문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 그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정보였습니다. 당장 카드를 만들어 커피 전문학원에 등록하였습니다. 한여름의 더위와 밤에 학원에서 공부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커피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배우면서 좋은 커피는 어떤 곳에서 어떻게 재배되었으며 어떤 방법으로 블랜딩과 로스팅되는지도 이해하게 되었고, 커피 추출의 기본도 알게되었습니다. 60대 후반의 나이에 공부를 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였지만 리봄에서의 생활이 용기를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론시험과 바디감이 풍부한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지는 따뜻한 카푸치노 위에 예쁜 하트를 만드는 실기시험을 통해 지난 7월에는 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취득하였습니다.

능력개발원 카페 리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엄청난 활력소가 되어 생활에 활기가 생기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형성되면서 아주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특히 서부시니어클럽 강미옥 관장님, 김현정 팀장님 그리고 담당자인 임혜빈 님의 따뜻한 배려는 우리에게 아주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능력개발원이 위치한 무지개 동산은 진주 시내를 잠시 벗어나는 여유를 갖게 해줄 뿐만 아니라 진양호의 넓은 호수와 노을공원의 환경도 함께 접할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특히 일을 함으로써 정신이 즐겁고 육체가 젊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시니어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진주시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립니다. (20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