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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장만순-어린이집 도우미[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격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6 14:46:21 | 조회수 : 190

어린이집에서 저는 할머니 선생님으로 불립니다.

젊었을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를 가르쳐 본 적 없어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낯섭니다.

그럼에도 저는 70이 넘은 나이에 할머니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 호칭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것도 마냥 신기하고 즐거운데, 어린이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귀염둥이 아가들이 아장아장, 비틀비틀 하면서 마중을 나옵니다.

그 기분도 상당하지요.

저 역시 까칠한 내 손이 아가들의 피부에 닿을까봐 집에서 로숀을 듬뿍 바르고 옷, 탈취제를 뿌려 냄새도 산뜻하게 하고 어린이집에 갑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는 아가들을 품에 안고 쓰다듬기도 하고, 무릎에 안기는 아이들도 포근히 안아줍니다.

내가 하는 일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남감을 깨끗하게 소독하고 선생님들의 손길이 미쳐 닿지 않는 구석구석 청소하는 것입니다.

청소를 하다가 보면 어느새 아이들이 아장 아장 걸어와서 내가 청소하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 움직임에 민감한 아이들을 보면서 좀 더 다정하고 인자한 모습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내가 나를 멋지게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지금 나이의 나에게는 삶의 축복이자 감사함입니다.

금년 3월부터 지금까지 갈 곳이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할머니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시니어클럽 모든 팀장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지금의 저는 활기차고 행복합니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일을 하고 싶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어린이집도우미 할머니 선생님 장 만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