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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박금희 - 카페 Re_봄(서부도서관)[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우수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6 14:11:18 | 조회수 : 223

달라진 일상의 변화


수기공모 참가를 계기로 1년전의 자신을 회상하며 차분히 조금은 변해져 있는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도서관 카페에서 일을 하며 소소하게 나마 변해버린 일상들이 생겨났다.

그것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로 바뀐 내 일상은

그동안 세월을 쌓으며 살아오다보니 매년 행해지는 가족행사나 정기적인 모임,미리 예약 해둔 병원진료, 순주들 얼굴 보러가기, 친구들 만나 수다 떨고 티 타임 갖기, 등등의 일이 나의 보통의 소소한 일상 이었다.

만약 예전의 나로 살고 있다면, 위에 나열한 일들은 반복하며 나름대로 의미있게 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할 최우선 순위가 생겼다.

그것은, 카페에 내가 근무해야하는 날짜 즉 카페스케줄이다.

한달의 근무시간표가 모든일의 중심 기준이 된 것이다.

일주일이나 한달의 스케줄이 규칙적으로 공평하게 평일,주말,오전,오후로 짜여져 있다보니 매월 정해진 날로 잡혀지는게 아니라 그달그달 근무일이 바뀌기 떄문에 그동안 해왔던 나의 랜덤의 일상들이 뒤로 미뤄지거나 당겨지게 되었다. 조금은 불편함도 있는게 사실이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믿음으로 지켜져야 하는 약속은 카페의 근무날이 되었다. 언제든지 부르면 달려가고, 가진건 시간뿐인 할머니가 아니라 할머니.어머니,친구야~ 그날 어때??”

라고 물어봐야 되는 중요 인싸 할머니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바뀐 내 일상은

1년전의 초보 바리스타에서, 그래도 제법 능숙한 커리어 바리스타가 되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제는 출근하면 일의 순서를 생각하고 오픈시 해야 할 일, 마감일 포스도 척척 제법 익숙하게 할수 있게 되었다.

에스프레소가 몇초에 추출되면 가장 최상의 맛을 내며, 리스트레토의 적당한 양이나 내려지는 시간도 체크할수 있게 되었다.

가끔씩 호기심 많은 고객들을 위해 우리 카페에서 사용하고 있는 원두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저희 카페 원두는 브라질,에티오피아,콜롬비아산 원두를 사용하며 그맛은 산미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3가지 브랜딩된 아리비카 원두를 사용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때는 조금은 내 자신이 기특하기 까지한다(으쓱ㅎ)

이 일을 하면서 난 조금의 댓가(월급)을 받는다.

그것의 의미를 나름대로 난 생각 해본다.

절대 취미로 하는일이 아닌, 어느정도는 전문성을 가지고 책임과 자질을 갖추어서, 할머니니까 대충해서 넘어가면 되겠지, 실수해도 할머니니깐 조금 봐주겠지, 라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해본다.

또한 가격이 싸다고 해서 질이 떨어지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자부심을 갖고 꾸준히 자기개발과 노력으로 퀄리티 높은 할머니 바리스타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할머니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나이듦에 따라,기억력이나 순발력,속도 등등 어느 것 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어, 어이없이 실수도 자주하고 깜빡깜빡 해서 자책을 하지만 정확하게 레스피를 외우고 청결하게 고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면서 얼음한개의 차이, 몇그램의 오차가 얼마나 음료의 맛을 좌우하는지도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카페의 주인이고 사장이라고, 자신을 세뇌시켜가고도 있다. 참 기특한 할머니로 되어가오 있는 나 자신인 것이다.


세 번째로

교육을 받고 그받은 교육의 효과를 실천하는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는중이다. 코로나로 마스크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큰소리로 시원스럽게 어떤메뉴를 테이크 아웃해 주세요 하시는 고객도 있지만, 쬐그만한 목소리로,입모양도 볼수 없는데 정말 듣기 힘들어 두전,세번 물어봐야 하는 고객도 많았다. 그때마다 너무나 민망하고 쑥스러웠는데 어느 날 카페 공개교육을 받으며 강사님의 강의내용이 너무ᄂᆞ 유익하게 다가왔다. 특히 복사화법이라는 것을 강의할때는 귀가 번쩍 뜨였다. 주문을 받으면 , 주문한 메뉴를 다시 목소리로 소리내어 확인하고 카드 받았습니다,현금받았습니다를 소리내어 고객과 다시 확인하니 잘못 전달된 메뉴주문이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교육을 받고 그것을 실천하는 할머니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 바뀐 내일상은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통장으로 월급이 꽂힌다. 한번이라도 월급이란걸 받아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돈의 숫자는 그냥 숫자일뿐이다. 비록은 돈이지만 연간 수천만원의 월급을 받는 사람보다도 내가느끼는 행복은 그 어떤것이라도 비교 할수 없는 행복이 되었다.

어느새 나는 플렉스 좋은 할머니, 인기많은 할머니로 손주들에게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베풀수(금전적)있는 할머니로 되고 있었다.

도서관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피향기가 오늘도 나를 설레게 한다.


내년쯤에는 또, 얼마나 많은 발전을 한 할머니가 되어있을까???

기대해보면서~~

두서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