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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안미옥-시니어공공의료·복지서비스가이드 [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격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6 13:32:21 | 조회수 : 265


지금부터 약 2년전 42년간 쉼 없이 달려온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처음 얼마 동안은 마치 나 자신이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기술을 가진 것처럼

늦잠도 자고 게으름도 피우고 진주시민이 사랑하는 선학산을 매일 산책도 하면서, ‘아니 이런 신세계가 있나.’ 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었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어느새 무료해지고 무력해지는 자신을 느끼기 시작했다.

집안이 어지러져도 손도 까딱하기 싫고 왠지 몸도 점점 굳어져 가는 느낌이라 누웠다 일어나면 온몸이 뻣뻣해져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나 자신의 시간 조정자 역할도 차츰 지루해질 무렵, 내가 가진 자격증을 활용해보고자 인터넷을 뒤졌지만 나이라는 벽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점점 자신이 초라해지고 쓸모없다는 생각을 할 즈음 서부시니어클럽에서 한 줄기 희망의 신호를 보내왔다.

나는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그리고 아직은 내가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서류 접수하는 첫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센터를 방문하여 안녕하세요? 시니어사회활동서비스 신청하러 왔습니다.”라며 문을 빼꼼히 열었다.

, 그러세요 어머니!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친절하게 맞이해주신 센터 팀장님 덕분에 조금은 주저했던 마음이 환하게 열려 신청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친구들과 지인들께도 이런 기회가 있으니 신청해보라며 모처럼 들뜬마음에 여기 저기 홍보도 하였다.

며칠 뒤 면접을 보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참 설레었다. 나이 60이 넘어 면접이란걸 보다니......다시 20대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면접 당일은 입사 면접 보러가는 신입사원 기분으로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고 면접하시는 분들의 질문에 성실히 임했다.

그 때 심정으로는 뭐든 시켜만 주시면 다시 신나게 임할 것 같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마침내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는 뛸 듯이 기뻤다.


서부시니어클럽에서 합격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노인일자리이해, 안전교육성교육 등의 연수를 하였다.

우리들은 사회서비스형 중에서도 시니어공공의료·복지서비스활동을 한단다.

약간의 행정과 민원 및 사무경험이 있는 분들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다.

활동장소는 칠암동에 있는 근로복지공단으로 배정받았다. 근무기간은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이다.


6! 근무시작하는 첫날 근로복지공단에서 하는 일과 민원인을 응대하는 태도와 자세, 각종 안전과 관련한 연수를 마치고

우리들이 근무할 부서와 근무팀, 근무시간 등을 조정하였고 근무를 시작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크게 세 부서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는 3명씩 한팀을 이루어 보험가입부를 제외한 경영복지부와 재활보상부에 배정되었다.

나는 경영복지부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활동하였는데 민원인이 방문하면 방문 목적을 여쭤보고 담당자에게 안내하거나

서류 작성 방법 등을 안내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때로는 공단을 방문하신 분 중에는, 어느 부서로 가야할지 몰라 문밖에서 서성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얼른 문을 열고 나가 반갑게 맞이하고,

방문 목적과 관련 서류의 미비점이 없는지 확인한 후 신청서 작성을 도와드린다.

작성한 신청서는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서류 작성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가셔도 되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하고

문을 열어드리면 친절히 응대해줘서 고맙다.”고 몇 번이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꼈다.


공단에 처음 출근하고 며칠 동안은 사무실의 분위기가 서먹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드신 분들이 사회활동 한답시고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분들도 좀 더 편안하게 우리를 대했으면 해서, 가끔은 차 한잔 나누면서 우리는 허드렛일도 잘하니까 무슨 일이든지 눈치보지 말고

일을 시켜달라.” 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갔고 차츰 문서철하기, 우편물발송등의 업무도 주어졌고 사무실 정리는 솔선하여 시행하니

어색한 분위기는 어느새 날아가고 편안해졌다.

약속한 5개월이 훌쩍 채워져 녹음이 우거진 6월 시작한 시니어공공의료·복지서비스 활동은 단풍 고운 10월에 종료되었다.

나에게 다시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이 사업을 추진하시느라 애쓰신 서부시니어클럽 관장님! 틈틈이 방문하여 격려해 주신 실장님, 팀장님께도 감사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활동장소를 제공하여 가족처럼 배려해주신 근로복지공단 지사장님을 비롯한 담당부장님!

함께 해주신 직원분들, 6명의 우리 팀원들 모두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이가 들어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이런 활동들이 많이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