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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정형자-유치원도우미 [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장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3 16:15:52 | 조회수 : 274

<“오늘도 천사들을 만나러 갑니다”>

 

정촌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시니어 선생님 정형자

 

안녕하세요. 저는 정촌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돌봄을 하는 시니어입니다. 시니어 사무실 선생님분들과 유치원의 훌룡한 선생님들 만남 덕분에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며 돌봄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군요, 벌써 돌봄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아쉬워요. 계속 유지가 되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계속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유치원에 출근해서 처음 하는 일은 등교하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아침 830분에 출근하여 1차 유치원 등교 차가 오면 유치원 아이들을 교실에 계시는 담임 선생님분들에게 안전하게 인솔을 합니다. 3월에는 울고 오는 아이들도 있는데 울지마라고 안아주면 할머니하고 안깁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할머니 선생님이라고도 부르고 그냥 선생님이라고도 불러줍니다.

 

아이는 엄마와 헤어지니까 슬퍼서 우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이쁘고 귀엽던지 매일 안아주니까 나중에는 웃으면서 씩씩하게 버스에서 내리고 인사도 하데요. 정말 신기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도 시간이 약이 되는구나 싶었답니다.

 

또 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부를 때나 선생님들이 도움을 청할 때 가서 도와주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가는데 유치원에 와서 예쁜 아이들도 보고 일을 하면 나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사는데 힘이 나고 살 맛이 난답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리면 안아주고 싶어서 안아서 내려주었는데 선생님들이 힘들다고 손만 잡아주라고 하셔서 나를 챙겨주는 마음이 정말 고마웠지요. 내 생각에는 그냥 안아주면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되어 딸에게 물어봤더니 아이들이 스스로 걸어야 다리에 힘이 생겨서 건강하고 또 자기 몸을 마음대로 잘 쓰는 힘이 생긴다고 하대요. 선생님들이 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았답니다.

 

아이들을 교실에 데려다주고 나면 1층 현관 정리 정돈, 교무실 청소 정리, 유아 뒷정리, 유치원 복도 청소, 화분 관리, 물 주기, 화장실 청소, 의복 세탁 등을 진행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얼마나 똑똑한지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새 옷을 입고 오면 저에게 자랑을 한답니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 나는 이모가 신발을 사 주었어요라고 자랑을 하고 다른 아이는 선생님 집에 가지 말고 우리 집에 같이 가라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또 어떤 아이는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가면서 제 손을 잡고 선생님, 밥 먹으러 같이 가요하면서 손을 잡아 당기곤 한답니다. 주말이 다가오면 자기 집에 놀러오라고 하면서 아파트 동, 호수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아이들은 마음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와도 같아요.

 

이런 말을 들으면서 얼마나 보람을 느끼고 노인들에게 시니어 일자리가 중요한지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 같고 좋은 기운을 받아 가는 것 같아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고 건강을 느낍니다. 시니어 일자리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마음과 몸이 건강해지고 용기를 주는 노인일자리랍니다. 이 나이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싶고 아이들은 보면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내일을 기다리면서 잠도 푹 자게 됩니다.

 

요즘 가을 날씨가 아침, 저녁이면 쌀쌀합니다.

 

아침에 유치원 등교 차를 기다리고 있으면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차에서 내려 선생님하고 뛰어와 나에게 안기면서 내 손을 잡아주면 선생님 손이 왜이리 차가워요하면서 선생님 내 손은 따뜻해요하고 차가운 내 손을 만져주고 하면 마음이 울컥할 때가 많아요. 누가 어른이고 누가 아이인가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이 나이에 내가 선생님소리를 듣는구나 싶고 나에게도 이럴 때가 있구나 싶고 마음이 즐겁답니다.

유치원 입구를 아이들과 들어서면 활짝 핀 국화꽃처럼 마음도 활짝 핀답니다. 5~6세 아이들은 가끔 옷에 대, 소변을 실수할 때가 있을 때는 깨끗이 아이를 씻겨서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나면 내 마음도 뿌듯하고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싶어요. 옷에 똥 쌌다고 우는 아이도 귀엽고 씻겨주면 고맙다고 하는 아이도 너무 이뻐요.

가끔 뉴스에서 아이들이 다치는 이야기를 보면 유치원에서 본 아이들이 생각나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쁜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나쁜 어른들을 혼내주고 싶고 나도 아이들과 같은 마음이 되는 것 같아서 젊어지는 것 같지요.

 

내일도 일어나면 천사 같은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아지네요. 귀여운 아이들과 어떻게 만나서 놀까 생각하면 피곤한 마음이 사라진답니다. 아이들을 오래오래 보기 위해서 내 몸도 더 잘 챙기게 되고 유치원에서 시니어 선생님으로 일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시니어로 일을 하게 돼서 정말 좋습니다. 저는 오늘도 내일도 유치원에 천사들을 만나러 간답니다. 그래서 정말 행복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었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