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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김영순-실버방범대 [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격려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3 16:47:30 | 조회수 : 288

5월 초 우리 실버 활동원들은 두 사람씩 조별로 활동을 시작했다. 오후 120분쯤 조금 멀리 어떤 할머니가 보였다. 허리는 기억자로 굽고 손에 검은 봉지를 들고 할머니가 갈림길에 서서 두리번 거리며 서계셨다.

나는 같이 활동하는 언니보고 우리 좀 빨리 가요하고 걸음을 재촉하여 그 할머니께 가서 할머니를 보니 이전부터 많이 본 얼굴이었다. 나는 할머니 왜 여기 오셨어요 혹시 집을 찾고 계신가요 하고 물으니 우리집을 못 찾아 이러고 있다. 어디 갔다 오시다 길을 잃었는지 할머니가 아침에 시장에 갔다 오는데 버스 내리는 데를 자기 집에서 한 정류장 더 가서 내린 것이다.

할머니 얼굴에는 땀이 흥건하고 무척 힘들어 보였다.

우선 나무 그늘에 앉게 하고 물을 마시게 하고 집 찾아드릴테니 안심하고 쉬세요 연세를 물으니 83세라고 하셨다.

검은 봉지를 열어보니 고추모 몇 개 가지모 몇 개 사시고 아침 7시에 밥 먹고 중앙시장가서 장보고 오는 것이라 했다.

할머니가 날씨도 더운데 아마 3~4시간 집 찾아 헤매신 것이다.

할머니 마음도 진정되고 좀 쉬었으니 이제 집 찾아가봅시다.

한참을 걸어 할머니가 사시는 집 근처에 가니 할머니가 기억이 나셨는지 앞장서 가시는 것이다.

할머니가 기분이 좋아지셨다.

우리도 그 집을 잘 모르는데 할머니가 자기 집이라고 하여 단독주택 3층에 살고 계셨다. 3층 계단을 기어서 올라 가시는 것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신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그 집을 나왔다. 머지않아 내 모습니 저 할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내 마음이 슬펐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 푸근해졌다.

할머니 다시는 길 잃지 마세요.

2022.11.3. 김영순